[독서기록] 백세희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땐 표지 속에 누워있고 감성적인? 제목때문에 양산형 자기개발서의 일종이겠거니 하고 걸렀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라는 소식을 듣고 저자가 직접 상담받은 내용에 대해 기록한 책이라는 말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그리고 다 읽은 지금은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해 구매해야겠다 생각을 하는 중이다.
짧은 18년 인생을 살면서 평소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매순간 느끼면서 살아왔고, 때때로는 현재도 그러하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런 어두운 면을 드러내지 않으니 나는 나만 그런 줄 알고 내가 이상한 것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내 생각보다 나같이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였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일정 거리를 두려고 하던 나의 행동도 이해가 되긴 하였으나 이걸 고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2권이 있다고 하니 2권을 마저 읽고 나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아가고자 하면 알게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주로 학교에서 읽는다. ) 들었던 생각은 다른 애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였다.
그런 생각에 내가 이 책을 읽는 것을 숨기고 무슨 책을 읽냐 물어보면 약간은 떨떠름하게 알려주었다. 뭔가 부끄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된 답은 내가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가보다 이다.
책의 저자의 상담 내용은 대체로 나의 고민과도 유사하였다. 이를 보며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아닐 수도 있지만... 고도로 발전한 세상은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 다르지만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점은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의문을 저자가 상담가에게 그대로 질문을 하였단 것이다. 구절을 인용하고자 찾아보니 보이지 않는다. 다음에 이 책을 다시 읽을 때 발견하면 추가 해야겠다.
읽는 도중에 저자가 이상하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사실 그 이상하다 라는 생각이 내가 평소에 외면하던 나의 '불편한' 부분이기에 그 부분은 도려내고 이 사람이 이상한거다 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한 것 같다. 나의 이런 모순적인 부분이 조금 화가 난다. 나와 비슷한 부분에 껄끄러움을 느끼는 게 웃기지 않은가.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는 것이겠지만 자괴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내가 느끼는 나의 불편한 감정, 불편한 시선, 불편한 사고 방식의 이유에 대해 서술되어 있어 좋은 책이었다. 사실 내가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려운 요소들이 아닌가. 내가 이상하고 나만 유별난 것이 아닌 '그럴 수도 있음' 을 서술해주는 책이어서 좋았다.
아쉬웠던 점은 2편에서 계속.. 하고 책 내용을 끊어버려 많이.. 많이 아쉬웠다. 당장 나에겐 책이 없는데, 아쉽다.
부록으로 포함된 우울의 순기능이란 부분의 글들은 문체가 예뻤다. 짧고 핵심은 드러나게 풀어낸 글들의 집합체라 좋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부모, 부모님의 늙어가는 과정에 대한 서술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읽을 때마다 괜히 울컥하게 된다. 그래서 미디어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해서, 부모님들의 사랑에 대해 다루면 내 가슴이 미어져서 좋아하지 않는다. 우울의 단점만이 아닌 우울로서 얻어낼 수 있는 생각들을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자존감에 관한 언급이 많았는데 이를 회복하는 방법은 뚜렷한 정답이 없어 사람이 이성과 감성을 가진 생각하는 동물이란 게 약간 밉다.
내 주변에 나 말고도 우울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나처럼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용기내어 책을 써준 저자가 행복하길 바라며 세상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